📰 커버 · 부디 이 끝에 행복이 있기를, <해피엔드> 배우 구리하라 하야토, 히다카 유키토 ‘사람들을 구분 짓는 체계가 붕괴 중인 일본에서 뭔가 크게 달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머지않은 미래에 당도한 도쿄. 친구들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노는 것만이 진정한 자유라 느끼는 유타(구리하라 하야토)와 코우(히다카 유키토)는 평소처럼 친구들과 클럽을 찾는다. 함께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동아리방을 찾았을 때 교육청 공무원을 접대하는 교장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의 자동차를 세로로 세워버리는 발칙한 장난을 벌인다. 범인을 찾는 데 혈안이 된 학교는 학생들을 보다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명목으로 AI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다. 한편 이주민과 재일교포 등 비일본인을 향한 노골적인 차별이 극에 다다른 현실은 거리 곳곳의 시위와 저항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민족주의와 권력에 반항하는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공권력에 무조건적인 순응을 강요하는 사회는 파놉티콘에 기댄 교실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학교 안팎을 가로지르는 독재주의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 친구들 사이로도 조금씩 스며든다. “인생은 즐기면 그만”이라는 유타와 달리 불합리가 자꾸만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 세상을 향해 문을 연 코우는 점차 이전과 다른 가치관과 신념을 품게 된다. 오랫동안 서로의 곁을 지켜온 두 친구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친구일 수 있을까. <해피엔드>를 향한 뜨거운 관객 반응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구리하라 하야토, 히다카 유키토 배우를 만났다. 천진난만하고 개구진 웃음은 얼핏 유타와 코우가 찾아온 것처럼 보였고, 진중하고 진실된 답변은 구리하라와 히다카 모습 그대로 보였다. 아웅다웅, 들쑥날쑥. 길을 잃어도 괜찮은 어린 시절 대화처럼 두 배우와의 인터뷰는 자유롭게 뻗어나가다 원래의 길로 되돌아오길 반복했다. 𝗤. 두 친구는 각기 다른 성향을 지녔다. 유타는 “인생은 즐기면 그만”, “포기하는 순간 더 편해진다”는 말을 자주 하면서 사회변혁을 꾀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열려 있는 듯 폐쇄적인 모습이 눈에 띈다면 코우는 정의감이 강하고 재일교포라는 중요한 정체성을 지닌다. 구리하라 하야토(배우): 유타는 나와 비슷한 면모가 정말 많은 친구다. 모자 가정이라든지 테크노음악을 좋아한다든지. 그래서 인물을 분석하기 전에 ‘혹시 이거 내 이야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였다. (웃음) 특히 유타가 좋아하는 것들과 공통점이 많았다. 내가 유타에게 느꼈던 일체감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 히다카 유키토(배우): 코우의 코어는 역시 재일교포라는 설정일 것이다. 타인과 내가 어떻게 구별되는지, 앞으로 내게 어떤 미래가 주어질지 막연한 상태로 오랫동안 고민하는 친구다. 소라 네오 감독님과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전세계적으로 외국인 차별이 극심하다고. 사실 나는 재일교포가 아니고 외국인으로서 차별을 받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코우의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고 쉽게 말할 순 없다. 하지만 그가 마주한 상황에 나를 대입해보면서 정말 오래도록 상상을 했다. 그렇게 코우에게 다가갔다. - <해피엔드> 두 주역과 함께한 인터뷰의 전문은 프로필을 통한 홈페이지 또는 <씨네21> 1505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ㅣ이자연 사진ㅣ백종헌(@cine_21) #해피엔드 #구리하라하야토 #히다카유키토 #씨네21_1505호
05.06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