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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사랑이 너에게 하는 일, <바이러스> 강이관 감독 그 사람이라 사랑한 게 아니라 사랑하고 보니 그 사람이었다는, 조금은 낯간지러운 말. <바이러스>의 인물들은 당당하게 할 수 있으리라. 호르몬을 교란해 눈앞의 대상에게 푹 빠져버리게 하는 일명 ‘톡소 바이러스’에 전염되었으니. 이 바이러스는 얼마나 강력한지 맘에 안 들던 소개팅 상대, 광고성 메시지만 보내던 동창, 난생처음 만난 낯선 남자를 그냥 귀여워 보이게 만듭니다. 연애에 관심 없던 택선(배두나)이 이 증상의 피해자입니다. 답 없는 애정 공세를 멈춰줄 사람은 오직 이균 박사(김윤석)뿐. 전작 <사과>에서 부부를, <범죄소년>에서 모자를 어긋나게 한 채 응시한 강이관 감독이 <바이러스>에서는 사랑할 것 같지 않던 두 남녀를 마주 세웠습니다. 그들이 사랑하는 동안 힘을 얻길 바라면서. 감염과 치유의 로드무비이자 발랄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로맨틱코미디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 𝗤. 이승우 작가의 <사랑의 생애> 첫 문장이 떠오르는 컨셉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주이다.” 시나리오에 붙었던 원제도 <사랑은 바이러스>였다고. 그만큼 사랑을 바이러스에 은유한 원작이 매력적이었다.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이건 감염자인 택선이 생존을 위해 치료제를 구하러 다니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보통은 주인공이 이런 여정을 힘들어해야 하지 않나. 택선과 이균 박사 앞에도 장애물들이 있긴 하지만 톡소 바이러스의 성질 덕분에 둘 사이에는 긍정과 사랑이 싹튼다. 그 과정에서 택선은 이균의 일과 가족, 그가 처한 상황을 알아간다. 이런 관계가 이 추격전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고 봤다. 그걸 살리는 데 각색의 주안점을 뒀다. - 𝗤. 결국 <바이러스>는 일과 사랑에 대해 시니컬하게 말하던 택선이 하고 싶은 일,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는 성장드라마이다. 사람이 무언가에 애정을 주지 않으면 힘도, 희망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나무를 사랑할 수도 있고, 강아지를 사랑할 수도 있으니 무엇이라도 사랑하며 사는 게 좋다는 입장이다. 매사에 부정적이었던 택선이 감염과 치유를 겪으며 사랑에 대한 균형감을 되찾았다고 생각한다. 답장하지 않던 동창의 문자에 다음에 한번 보자고 답해주고, 상대와 로맨스를 나눈 기억이 나지 않아도 그에 대한 호의가 있으니 인간적으로 알아가려고 하지 않나. 택선이 그렇게 평형 상태를 찾아가는 것이 내가 바란 엔딩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 <바이러스> 강이관 감독 인터뷰는 프로필을 통한 홈페이지 또는 <씨네21> 1505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ㅣ남선우 사진ㅣ바이포엠스튜디오(@by4mstudio.official), 백종헌(@cine_21) #바이러스 #배두나 #김윤석 #장기하 #씨네21_1505호

05.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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